마음이 사부작

리네의하루 2014. 11. 11. 00:38

 

 

잘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 하루 달라져 가고 있었다.

 

 

사부작....가을이 사부작 거리는 어느 오후,

기차가 막 스치고 지나간 기차역에서  그런 일상과 마주했다.

바빠서,,, 마음이 바쁘고 숨차서 마주하지 못 했던 놓쳤던 그런 하루들. 



 

아...예뻐라!
살아있는 감이네ㅡ
이건,,,진짜 감이쟎아


 

 

늦은 밤 돌아온 방안에 감나무 가지가 방에 곱게 달아 놓였다.

나뭇가지에 붙어있는 싱싱한 감을 가까이서 처음 본 나는 마냥 신기해 했다.

'청도 다녀온 엄마가 가져다 놓으셨나봐...'

머리 위에 두고 누웠는데
감나무향이 코끝에서 머리까지 진동을 한다.
고 작은 감나무 가지가 다섯 평 방안을 휘감아버렸다.
방안이 감나무 밭이라도 된것 처럼...

"봤니? 아빠가 큰딸 준다고 꺾어오셨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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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차

리네의쏭북 2014. 9. 18. 01:25

 

 

 

 

 

바닥에 남은 차가운 껍질에 뜨거운 눈물을 부어

그만큼 달콤하지는 않지만 울지않을 수 있어

온기가 필요했쟎아. 이제는 지친 마음을 쉬어

 

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

 

우리 좋았던 날들의 기억을 설탕에 켜켜이 묻어

언젠가 문득 너무 힘들 때면 꺼내어 볼 수 있게

그때는 좋았었쟎아. 지금은 뭐가 또 달라졌지

 

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

 

 

 

 

 

 

 

 

 

 

1.

날이 서늘해졌다. 가을 같다. 진짜 가을-

횡단 보도 앞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서 있던 두 소년.

장난치다 둘 중 하나가 갖고 있던 공이 차로 한판으로 구르고 그 앞을 바로 버스가 지나가는 상황.

다행이 버스는 공을 피해가고 공은 재주 부리듯 반대편 서있는 자동차 앞에 가서 멈췄다.

둘 중 한아이가 한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공의 주인인가보다.

나도 모르게 달려갔다. 공을 향해...

이어서 키큰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공을 향해 가더니 나를 알아보곤 까딱 고개로 인사를 한다.

동생인듯 키 작은 소년이 고개를 숙이고 서있다.

 

네꺼였구나? 이제 괜찮아... :)

 

 

 

 

2.

마켓에서 아이스크림 두개 우유 한병을 산 흰머리 할아버지와 일곱, 다섯살 무렵의 남자아이 둘.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린다.

할아버지 바로 옆에 서 있던 택시가 빵빵-크락션을 울리고.

귀가 어두운 할아버지는 그자리에 계속 서 있다.

일곱살 형아가 

 

"할아버지 택시....택시가 비켜야...." 

 

그래도 할아버지는 못 알아들으시네.

우리 일곱살 형아는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 가득이다.

신호등이 알았는지 얼른 초록불로 바뀐다.

 

 

이제 괜찮아, 그냥 건너면 되....:)

 

 

 

3.

켜켜이 묻어 둘 수 있다면...

눈물이 왈칵.

 

괜찮아...괜찮아.....

 

 

유자차 한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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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쁘다

 


 


 

1.

어릴 적 우리집에는 휴가라는 게 없었다.

이유는 딱히 모르겠다.

일반적인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자영업을 하시던 아빠때문인지...

휴가철 막히는 길과 붐비는 휴양지가 싫어서였는지...

경제적인 이유때문이었는지...모르겠지만

초등학교 때  두어 차례 물놀이 하러 간 기억 빼고 이후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생이 될때까지 아

니 그 이후에도 가족끼리 <휴가>라는 이름으로 여행을 다녀본 기억이 없다.

 누구나 다 그렇게 사는 줄 알았을 땐  부러울 게 없었다.

부러운게 없으니 불만도 없었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2.

그 이유를 알았다. 내가 일곱살 되던 무렵 다니던 엄마는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셨고 이어서

가족 모두 교회에 다니게 되었다. 그러니까 나도 일곱살 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거다.

엄마는 교회를 다니면서 삶에 많은 변화를 겪기 시작했는 데 그래서 여름마다 우리 가족은

기도원에 가거나  교회 수련회에 가족이 함께 혹은 따로 갔더랬다. 그랬다. 가족이 함께 여행한

기억이 없었던 이유는 그랬더라.

그건 분명히 오랜 시간을 함께 했는 데도 가슴에 남을 함께 했던 좋은, 즐거운 기억들이 없다는

뜻이기도...

늘 반복되는 일상 말고. 특별했던 어떤 장소, 어떤 시간, 기억들....가족들만의 추억.

   

 

3.

그곳에는 토끼와 닭, 강아지와 무화과나무, 밤나무와 오래된 한옥 방들이 있었다.

둘이 들어가면, 더해서 조그만 아이 하나까지 셋이 들어가면 딱 좋을  그야말로 코딱지 만한

5평짜리 사랑방에 머물고 싶어 몇번을 물어봤었다. 어른 셋은 좁을거라며 극구 말리셨던 주인

아저씨는 손님이 퇴실했다며 그 방을 보여 주셨다. 

'아....이정도면 충분한데... 이렇게 작은 방에서 오밀조밀 함께 자던 어릴 적 생각하며 자고 싶었는 데..' 

그 마음까지 아저씨 모르셨을테니..

 

4.

두사람은 투닥거리다가도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전 웃어요-하면 금방 웃는 얼굴이 되었다.

영화에서 봤던 넓은 평원에 가득한 해라바기를 기대하며 찾았던 구와우 마을.

마을엔 태풍이 지나고 꽃들은 모두 쓰러져 누워버렸다.

이걸 보려고 여기까지 왔는데...제대로 서있으면 날이 좋았으면 얼마나 예뻤을까.

집으로 돌아가는 날엔 얄밉게도 언제나 거의 대부분  날씨가 좋았다.   

무사히 도착하라는 듯.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는 듯.

모든 여행엔 아쉬움이 남는다.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그렇지 않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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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경포대에서

하늘은 흐렸고 바닷물은 차가왔고 그럼에도 사람들은 바닷 물 속에 몸을 담갔다.

바닷물이 따뜻하고 날이 무더웠다해도 바닷물 속에 들어가지는 않았을거다.

양들을 만났다.

상상했던 양들은 하얀 털을 가지고 있어야하는 데 우리가 만난 양들은 누더기를 걸친듯했다.

관광객들이 들고가는 사료 한줌에 흥분해서 메~하고 불러댔다.

불쌍했다. 자유롭게 풀 뜯으면서 살아야하는 데...

10 여 년전에 맛집으로 유명했던 곳을 다시 찾았다.

그 막국수의 맛을 잊지 못해 강릉에서 속초까지 찾아갔는 데 맛집은 초가집에서 기와집으로 커졌다.

덩달아 맛도 달라졌다. 예전 그 맛을 고대하고 기대했던 아빠는 실망이 크셨다.

속초에서 유명하다는 새우튀김을 사들고 다시 강릉으로...

막걸리 한잔을 기분 좋게 마시고 들어간 박물관에서 그만 취기에 갸우뚱, 갈지자로 걸어가다

관광객 일행을 놓치고

혼자 덩그러니 계단에 앉아  멍한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가뿌게 숨을 몰아 쉬었다.

 

'이러다 어떻게 되는 거 아니겠지?'

'사람은 그렇게 쉽게 어떻게 되지 않는다구.'

 

그 잠시동안 생사를 넘나드는 독백이 오고 갔다.  절실했다.

절실하게 살고 싶어했다. 삶에 대한 욕구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겨우 막걸리 한잔에 취해서 그랬냐고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막걸리는 한참 후에 취기가 올라온다는 게 생각났다.

달달하지만 뒷끝이 안좋다는 것도..

 

 

2014년 8월 강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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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산보다 바다가 더 좋다...

아니다.

여름에만 바다를 더 좋아하는 거구나.

 

많이 앓았던 시간.

마음이 힘들어서 였는지 몸이 힘들어서 였는지...

어쩌면 힘든 고비를 넘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당연한 과정이었을텐데 준비 안된 나는 당황스러웠다.

처음이었으니까...

 

 

나는 악사가 되었고 우리는 함께 노래를 불렀다.

 

 

 

 

 

 

 

2013년 여름, 강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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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여름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 연꽃 숲, 낮에 나온 달.

작은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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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신,배고파 씨어터, 스키 카페

(이름이...ㅎㅎ)

서가의 쿡에서 바라 본 거리

흐렸다가 잠시 비가 내리다

그리고 다시 해가 떴다.

아시테지 국제 여름 축제

북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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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리네의스토리북 2014. 7. 9. 00:17

 

 

씨의 위대한 힘

 

 

나는 수박씨의 힘을 관찰해 본 적이 있다.

수박씨에는 흙을 밀어젖히고 나오는 힘이 있다.

자기보다 20만 배나 더 무거운 것을 뚫고 나오는 것이다.

수박씨가 어떻게 이런 힘을 내는지 알 수 없다.

도저히 모방할 수 없는 색을 껍질 바깥으로 우러나오게 하고,

그 안쪽에 하얀 껍질,

그 안쪽에 다시 검은 씨가 촘촘히 박힌 붉은 속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나는 알 수 없다.

그 씨 하나하나는 또다시 차례 차례 자기 무게의 20만 배를 뚫고 나올 것이다.

 

이 수박씨의 신비를 설명할 수 있다면, 나도 신의 신비를 설명해 주겠다.

 

 

by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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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작은 씨앗이 겨자씨라고 하지.

그런데 그 점 같은 겨자씨가 심기워서 싹을 내고 나무가 되면 7미터나 자란다네.

이것도 신기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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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리네의하루 2014. 7. 1. 23:37

 

 

 

라이

 

 

줄라이

 

 

 

 

 

 

 

 

 

 

이 넓은 공간에(넓은가,,,?) 달랑 이 두 글자를 쓰기 미안해서 덧붙이는 글.

그래!!! 올 테면 오란 말이다!

 

7월이 오면 여름 방학이 있고 여름 휴가도 있고...무엇보다 여름이 있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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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원의 무게

리네의하루 2014. 6. 30. 23:45



 

 

"우와. 이렇게나 많이줘요?"

한웅큼 쥐어 쌀국수에 넣고도 푸짐하게 한바구니 가득하다.

700원짜리 껌도 과자도 흔하지 않은 요즘.

한 바구니에 700원하는 숙주나물을 보며 땀 흘려 열매 맺는 것을 생각해보게 된다.

저 가느다란 나물 하나가 씨앗에서 시작해 나물이 되는 시간..

뭐, 숙주는 다 자라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겠지만...

700원의 무게가 묵직하게 다가왔다.

 

-

6월 첫날 메모한 글인데...오늘이 6월 3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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