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바닥에 남은 차가운 껍질에 뜨거운 눈물을 부어
그만큼 달콤하지는 않지만 울지않을 수 있어
온기가 필요했쟎아. 이제는 지친 마음을 쉬어
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
우리 좋았던 날들의 기억을 설탕에 켜켜이 묻어
언젠가 문득 너무 힘들 때면 꺼내어 볼 수 있게
그때는 좋았었쟎아. 지금은 뭐가 또 달라졌지
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
1.
날이 서늘해졌다. 가을 같다. 진짜 가을-
횡단 보도 앞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서 있던 두 소년.
장난치다 둘 중 하나가 갖고 있던 공이 차로 한판으로 구르고 그 앞을 바로 버스가 지나가는 상황.
다행이 버스는 공을 피해가고 공은 재주 부리듯 반대편 서있는 자동차 앞에 가서 멈췄다.
둘 중 한아이가 한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공의 주인인가보다.
나도 모르게 달려갔다. 공을 향해...
이어서 키큰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공을 향해 가더니 나를 알아보곤 까딱 고개로 인사를 한다.
동생인듯 키 작은 소년이 고개를 숙이고 서있다.
네꺼였구나? 이제 괜찮아... :)
2.
마켓에서 아이스크림 두개 우유 한병을 산 흰머리 할아버지와 일곱, 다섯살 무렵의 남자아이 둘.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린다.
할아버지 바로 옆에 서 있던 택시가 빵빵-크락션을 울리고.
귀가 어두운 할아버지는 그자리에 계속 서 있다.
일곱살 형아가
"할아버지 택시....택시가 비켜야...."
그래도 할아버지는 못 알아들으시네.
우리 일곱살 형아는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 가득이다.
신호등이 알았는지 얼른 초록불로 바뀐다.
이제 괜찮아, 그냥 건너면 되....:)
3.
켜켜이 묻어 둘 수 있다면...
눈물이 왈칵.
괜찮아...괜찮아.....
유자차 한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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