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차

리네의쏭북 2014. 9. 18. 01:25

 

 

 

 

 

바닥에 남은 차가운 껍질에 뜨거운 눈물을 부어

그만큼 달콤하지는 않지만 울지않을 수 있어

온기가 필요했쟎아. 이제는 지친 마음을 쉬어

 

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

 

우리 좋았던 날들의 기억을 설탕에 켜켜이 묻어

언젠가 문득 너무 힘들 때면 꺼내어 볼 수 있게

그때는 좋았었쟎아. 지금은 뭐가 또 달라졌지

 

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

 

 

 

 

 

 

 

 

 

 

1.

날이 서늘해졌다. 가을 같다. 진짜 가을-

횡단 보도 앞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서 있던 두 소년.

장난치다 둘 중 하나가 갖고 있던 공이 차로 한판으로 구르고 그 앞을 바로 버스가 지나가는 상황.

다행이 버스는 공을 피해가고 공은 재주 부리듯 반대편 서있는 자동차 앞에 가서 멈췄다.

둘 중 한아이가 한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공의 주인인가보다.

나도 모르게 달려갔다. 공을 향해...

이어서 키큰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공을 향해 가더니 나를 알아보곤 까딱 고개로 인사를 한다.

동생인듯 키 작은 소년이 고개를 숙이고 서있다.

 

네꺼였구나? 이제 괜찮아... :)

 

 

 

 

2.

마켓에서 아이스크림 두개 우유 한병을 산 흰머리 할아버지와 일곱, 다섯살 무렵의 남자아이 둘.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린다.

할아버지 바로 옆에 서 있던 택시가 빵빵-크락션을 울리고.

귀가 어두운 할아버지는 그자리에 계속 서 있다.

일곱살 형아가 

 

"할아버지 택시....택시가 비켜야...." 

 

그래도 할아버지는 못 알아들으시네.

우리 일곱살 형아는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 가득이다.

신호등이 알았는지 얼른 초록불로 바뀐다.

 

 

이제 괜찮아, 그냥 건너면 되....:)

 

 

 

3.

켜켜이 묻어 둘 수 있다면...

눈물이 왈칵.

 

괜찮아...괜찮아.....

 

 

유자차 한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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