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0년, 아니 15년 전에 한달에 3000원만 내면 듣고 싶은 음악을 모조리, 원하는 대로 들을 수 있을거라고

상상이나 해 봤어? 전세계인을 통틀어 열명쯤은 될지도...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세상이 되었지. 3000원이면 듣고 싶은 음악을 전부 다 무제한  들어볼 수 있는 세상...

 

 

 

김동률 음악들로 채워진 점심 시간.

이런 노래도 있었구나. 

작년 이맘때쯤 지인이 건네준 김동률의 2011 크리스마스 앨범.

yule 부터 1994년의 노래들까지...

신곡인 거 같은데 어디선가 언젠가 많이 들어본 듯한 곡들 같아서

앨범 제목을 보니 2011년 음악들이다.

10년을 들어도 1년 된 듯한

1년을 들어도 10년은 들어본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ㅎ

그걸 classic이라고 하지.

 

 

특히나 추워지는 요즘 들으면 더 좋은 게 그의 음악들이 아닌가 싶어.

그의 음악은 어디서건 그만의 특징을 너무나 잘 드러내주니까. 

아무리 감춰도 김동률 표라는 걸 숨길 수 가  없다고나 할까.

그래서 몇 십년이 지나는 동안에도 그만의 독특함을 잘 지켜오기도 했지만

바로 그점이 지루하기도 했던 게 사실이야.

뭔가 변화를 시도해도 변화되지 않고 변화의 요소들을 김동률 표로 흡수해버리는.

 

오늘따라  그의 음악들이 날씨와 함께 마구 흡수되더라. 

굳이 영화<건축학 개론>을 찾지 않아도 말이지.  

박새별과 함께 불렀던 <새로운 시작>을 올리고 싶었는데 유튜브에 없네.

 

그렇게 필 충만히 받은 나는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했다네.

 

 

 

 

 

 

어릴 때.., 지금도 좋아하지만 어릴 때도 참 좋아했던 노래-작은 세상

그 노랠 지금 일곱살 아이들도 알고 있더라. 유치원 선생님이 알려주셨겠지. 

그런데 그 조그만 아이들도 그 노랠 좋아한다니 참 신기하고 놀랍더라.

희망과 공포 이런 가사의 뜻도 잘 모를 텐데 말이야.

이곡도 클래식으로 봐야겠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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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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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하니 영화 <클래식>이 생각나네. 음악들이 다 너무 좋았지.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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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목소리

리네의쏭북 2012. 11. 22. 23:56

탁한듯 맑고

어두우면서  밝음이 있고

서늘하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옹기같은, 그녀 목소리---

 

 

 

 

장롱 깊숙이 잘 넣어뒀다가

겨울이 오면 다시 꺼내는 털모자며 장갑, 머플러처럼

그렇게 꺼내서  들어본다.

.

.

.

.

.

.

.

.

.

.

 

 

 

봄, 가을, 겨울,

차가운 날씨와 서늘한 밤, 혹은 잠들지 못하는 밤이나 이른 새벽...

조용한 마음과 잘 어울리는 목소리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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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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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2012년,

그녀들의 목소리는

맑고 상큼하고 통통거린다.

이렇게 행복을 노래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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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아서

리네의쏭북 2012. 10. 23. 00:56

 

 

 

 

 

고맙습니다-

산에게

나무에게

바람에게

하늘에게

햇살에게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고맙습니다- 이 한마디를 이렇게 울림있게 전할 수 있는 그런 순간이 몇번이나 있을까.  

 

 

 

 

 

 

 

정확히 어디쯤 어떤 장면에서 나왔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도 참 좋구나...했었는데 지금 다시 들어도

참 좋구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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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리가 꾸었던 꿈들.

간직하고 있으면... 당장은 아니어도

 

큰 기적을 만들기도 하고

멀리 멀리 돌아  이루어지기도 하고 

설령 이루지 못해도 꿈 근처에서 행복해질 기회를 주기도 한다...

 

 

 

 

 

 

....뭐 이런 공감하게 하는 대사들.

요즘 야금야금 보고 있는 이 드라마.

꺠알같은 재미와 함께 추억을 선사하는 기특한 드라마다.

자극적이지 않고 훈훈한...

넥스트의 <병아리 날다> 쿨의<All for you>  김동률의 <취중진담> 델리스파이스< 고백> 등등...

(좋은 건 다 썼다!ㅎ)

 

90년대를 보낸이들의 사연들로 가득한, 아직 그날의 체온이 남아 있는 듯한

바로 그 음악들과 나와 너의 일상과 같은 이야기...

 

 

 

 

 

 

 

 

1995년 유니텔 통신에 가입함으로 인터넷 세상으로 발을 들여놓았었고

한창 하이텔, 나우누리에서 동호회가 유행하고

이를 놓칠세라 <접속>과 같은 영화가 나왔으며.. 

아직 대부분이 삐삐를 쓸즈음에 좀 빠른 친구들은 이미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기지국이 많지 않아 잘 끊기던....

 

그리고 1997년.

내 기억 속의 1997년은 IMF로 정리 된다. 

그것은 당시의 많은 가장들에게 그리고 그의 가족들에게 상처를 남겼다.

그리고 우리집도 그 중 하나였다.

 

1998년에 016으로 시작하는 핸드폰을 선물로 받았는데 나는 그때만 해도 무슨 전화를 들고 다니면서

받느냐. 그 비싼 걸 비싼 요금까지 내면서 쓰다니----이런 사람이었다.

그렇게 핸드폰을, 인터넷을 사용한 지도 어언 15년 정도가 되었구나...

 

 

 

 

 

 

 

 

이런 것들을 떠올려 주었다.

그래 그런 시간들이 있었지...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

그 시간을 함께 했다는 것의 의미...

 

 

 

응답하라,여기는 2012----

신청곡은 주주 클럽의 <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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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몹시 불던 날이었다. 볼라벤이라고 했던가.

혹자는 콜라겐이라고도 했다는...엄청난 크기의 태풍이라며 연일 방송에서는 태풍 대비에 관한 뉴스가 끊이질 안았다.

유리창에 젖은 신문을 붙이세요. 엑스자 모양으로 테이프를 붙이세요. 되도록 외출은 삼가하시구요.

전국의 모든 유치원, 초등학교는 임시 휴교령이 내리기도 했다.

솔직히 살짝 무서웠다.

대체 얼마나 쎈놈이길래...저놈이 한번 지나가고 나면 또 얼마나 여기저기서 피해가 날것이며

사람들이 힘들어할까.

 

 

 

 

 

 

살고 잇는 집 옥상에 조그만 텃밭이 있다.

호박, 오이, 가지, 고추, 부추를 경작하고 있다.

6월의 어느 햇살 좋은날 8차선 큰 도로에서 혼자 길을 잃고 헤매던 닭 한마리는 이를 불쌍히 여기신 우리 아버지에게

간택을 받아 이 텃밭에 오게되었다. 넓고 조용한 주거환경. 하루종일 쏟아지는 햇살, 깨끗한 공기, 푸른 하늘 시원한 그늘, 그리고 텃밭의 채소들까지 이 모든 것이 기순이라고 이름지어진 그 암탉의 것이었다.

 

그날 부터 아버지는 기순이가 좋아한다는 참외 껍질, 감자, 밥을 갖다 나르셨다.

그리고 며칠 후 신선한 계란을 얻어야겠다며 성남 시장에서 수탉, 암탉 각각 한마리씩 더 영입하셨다.

 

기순이, 기남이,

겨우 며칠 차인데 먼저 온 기순이의 텃세가 대단했다.

밥 먹을 때면 다른 두 녀석들을 얼씬도 못하게 했는 데 특히 암탉에게 몹시 심했다.

그렇게 며칠을 그렇게 한달을 그렇게 두달여가 되었을 때

기순이는 튼실하게 살이 올라가는 반면 두 녀석을 점점 야위어 갔다.

 

"언제 잡을 거예요?"

"복날 잡아야지"

"쟤들은 잡히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잘도 받아 먹네요."

"유기농이라 맛있겠어요.'

"그럼요,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먹이고 있는 데"

 

 

(사진은 기순이)

 

 

그렇게 복날이 다 지나갔지만 아버지가 처음에 기대했던 신선한 달걀은 도무지 나올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왜 알을 못낳지?"

"글쎄..."

 

다시 하루,,,,이틀,,,,삼일,,,,일주일

 

"왜 알을 못낳죠?" 

"그게...시장에서 잘 못 줬단다. 둘다 암탉이었어."

"오...이런..."

 

 

"왜 잡지 않는 거죠?"

"이제 곧 잡을 거야"

 

다시 하루, 이틀, 삼일...일주일

 

"왜 잡지 않는 거예요?"

"...."

 

 

그건 저 닭순이 닭돌이 (이건 내가 붙인 이름이다)와 정들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들의 민원이 접수 되었다.

 

"닭냄새가 나요.." "닭 좀 어떻게 해주세요.."

 

아아- 키워 본 사람만이 안다.

 

그날 바람이 몹시 불던 날, 하필 바람이 몹시 불던날 옥상에서는 피바람이 불었던 것이다.

나는 끔찍해서 올라가보지도 못했다.

 

"꼭 오늘 같은 날 잡아야해요?"

 

안그래도 무서운 바람이라는 데 게다가 피바람이라........니.

 

 

그리고 다음 날...

닭도리탕이라는 이름으로 식탁을 찾아왔다.

아...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도 먹긴해야지

진짜 백퍼센 유기농 영계 닭도리탕.

 

"왜 이리 찔기지요?"

"찔기다니~~신선해서 쫄깃한거야"

 

생고무 씹은 것처럼 얼얼하게 쫄깃했다. 

 

 

 

 

 

 

 

 기순이와 닭돌이 닭순이를 위한 추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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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에게 주고 싶다며 네임펜으로 곡명을 하나씩 적어 직접 구운 씨디 하나를 건네 받았다.

정성(?)이 가득 담긴 씨디를 기대반 그냥 그렇겠지----하는 호기심 반으로 씨디 플레이어에 넣었다.

 

......

너--무 좋았다.

이런 분이 있었구나..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겹다고 느껴지는 며칠...

마음에 풀포기 하나 자랄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날.

조용히 그의 음악을 다시 꺼내 듣는다.

 

 

 

 

나처럼 사는 건

  

들의 꽃이 산의 나무가 가르쳐줬어요
그 흔한 꽃과 나무가 가르쳐줬어요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다고

강아지풀도 흔들리고 있어요 바람에

 

저 긴 강이 넓은 바다가 가르쳐줬어요
세월의 강이 침묵의 바다가 가르쳐줬어요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다고
강아지풀도 흔들리고 있어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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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바빴다.

며칠 무리했더니 몸이 너무 피곤해서 결국 뻗었다.

 

어느덧 7월-

학기로 따지면 한학기가 끝나고 이제 잠시 쉬고 2라운드를 준비해야할 시간.

바쁘게 살았구나.

바쁘게 산다는 게 꼭 잘 산 것도,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그래 열심히 살았다-고 하자.

 

 

가끔-정말 가끔- 엄마, 아빠들, 물론 아이에게도 방학을 주고 가족이나 지인들과 떨어져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을 수 있는 그런 방학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학교, 학원, 숙제 이런 것들로 부터

엄마에겐 집안일, 육아, 가족을 돌보는 것으로 부터 

아빠들에겐 회사일, 아이들, 음...또 뭐가 있나.

 

어쨋거나

이 모든 일상으로부터 완벽하게 벗어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수고했어, 내 인생 토닥토닥

 

나에게도 방학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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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영화에 강남이 무대인 작품이 없어요. '건축학개론'만 해도 정릉이 주무대잖아요. 이쪽이 마음이 편하고 기운도 맞고, 또 사람 사는 곳 같기도 해요. 저는 어떤 사람이 살고 있는 집과 좋아하는 곳이 그 사람의 가치관을 말해준다고 생각해요. 일본 애니메이션 회사인 지브리 스튜디오에 가보면 그 마을 풍경이 지브리의 영화와 닮은 걸 알게 되죠. 명필름 사옥, 영화 제목, 로고들이 모두 영화사의 성향을 말해주는 거죠."

 

―과거의 총합이 현재의 나라고 가정할 때 과거의 어떤 부분이 현재에 가장 크게 기여했습니까.

"결핍과 열등감 그리고 딱 그만큼의 꿈이었어요. 그 세 가지가 저를 만들었어요. 상처받고 주눅들었던 시절에 재능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호기심은 더 많았어요. 절박하게 내 꿈을 놓치지 않으려는, 그런 게 있었어요."

 

명필름 대표 심재명씨의 이야기다.

 

 

 

 

 

 

 

 

그래서 말인데..

나는 말이지...

너무 말끔하고 반듯하고 티하나 없이 완벽한 것보다는

조금 모자라고 조금 부족하고 그래서 약간의 틈이 보이는 게 좋다.

그런 것들이 주는 솔솔한 즐거움들이 있거든.

 

 

 

 

 

아이들의 다듬어지지 않은 노래도 그중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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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리네의쏭북 2012. 5. 22. 00:30

 

 

 

<1929년의 서울과 2009년의 서울- 서울 역사 박물관에서>

 

1929년의 서울은 나즈막했구나.

건물들이 높이 올라갈수록

우리 엄마는 우리 아빠는 이제 좀더 살기 좋아졌다고 좋아했겠지.

그런데 말이야 그만큼

우리 마음 뾰족해지지는 않았을까?

그때 서울사람들은

행복하다고 느꼈을까? 불행하다고 느꼈을까?

2009년 서울사람들은 어땠을까?

 

 

 

 

 

 

 

그리고 2012년 5월, 나는 서울 사직동의 골목 어디쯤에 서 있었어.

바로 그 시간에도 서울 어딘가는 변하고 있었겠지.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이 오겠지-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 밑천인데-

 힘이 들땐 이렇게 노래라도 부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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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추억

리네의쏭북 2012. 5. 20. 00:12

 

DB, 오늘의 주제는 뜻대로 되지 않아.
무엇이 뜻대로 되지 않냐고? 큰 포부로 데이터 분석을 시작했으나 너무나 뻔한 결과가 나와서 기사를 쓸 수 없었던 슬픈 사연들 총집합이다.

 

. 소설가 하루키 vs. 에세이스트 하루키

 
개인적으로, 소설가 하루키보다 에세이스트 하루키를 더 좋아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일단 너무 두껍다.  DB, 두꺼운 책은 웬만하면 잘 안 읽는다. ? 두꺼운 책들은 대개 굉장히 재미있어서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다 읽게 되는데, 장시간 두 권, 세 권짜리 책을 읽기엔 체력이 달리는데다 책을 들고 읽다 보면 손목도 너무 아파서…. (DB는『1Q84』를 읽지 않은 1. 책 두께만 봐도 무서워서 읽을 수가 없다.)
 
하지만 번역 출간된 하루키의 에세이는 거의 다 읽은 편이다. 하루키의 에세이는 재치있고, 유머러스하고, 부담없고, 책도 얇고, 일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신선하다. 그래서 김DB는 생각했다. 그래, 소설가 하루키보다 에세이스트 하루키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 말고도 또 있을 거야! 그래서 분석해봤다. ‘소설가 하루키 vs. 에세이스트 하루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판매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들을 장르별로 구분해보니, 장편소설이 22, 단편소설이 17, 에세이가 29종이었다. 그리고 각 장르별 매출 비중은 다음과 같았다.
 
 
종수
매출 비중
장편소설
22
86.13%
단편소설
17
4.97%
에세이
29
8.90%
 
아니, 이럴 수가! 소설가 하루키의 압승이다. 이러면 곤란한데 말이다. 적어도 조금은 비등하게 나와야 기사로 쓸 수 있는데, 망했다! 어쩌면 『상실의 시대』와 『1Q84』라는 슈퍼 베스트셀러 때문에 통계결과가 왜곡될 수도 있어, 라는 변명을 하며 김DB, 1Q843권과 『상실의 시대』(용의주도하게도 『노르웨이의 숲』도 포함했다), 이렇게 4종을 빼고 다시 매출 비중을 계산해봤다.
 
 
종수
매출 비중
장편소설
18
58.46%
단편소설
17
14.89%
에세이
29
26.65%
 
역시 안되겠구나. 사람들은 에세이스트 하루키보다 소설가 하루키를 더 좋아하는구나. 그것도 엄청.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씨, 저도 올 여름 휴가에는 맘 잡고 『1Q843, 다 읽겠습니다. 쓸데없이 반항해서 죄송합니다.
 
2.  청춘책은 누가 읽나?
 
요즘 출판계에서는 청춘을 코드로 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다. DB는 갑자기 궁금했다. ‘청춘책은 과연 청춘이 읽을까? 덤으로 마흔책도 비교 삼아 분석해봤다. ‘마흔책은 마흔이 읽을까?
 
우선, ‘청춘’, ’스무살’, ’마흔’, ’중년네 개의 단어가 들어가는 책들의 리스트를 각각 뽑아봤다. 제목에 스무마흔등이 들어갔어도 나이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숫자를 의미할 경우는 제외했고, 만화에는 청춘이 제목에 들어간 시리즈가 너무 많아서 만화 분야는 제외했다.
 
 
청춘
스무살
마흔
중년
도서종수
378
74
121
69
 
그리고 해당 도서들의 2012년 연령대별 판매 현황을 분석해봤다.
 
. 역시 청춘책은 20대가 가장 많이 보는구나. 그리고 마흔책은 40대가 많이 보는구나. 너무 허무한 결과에 김DB는 잠시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굳이 억지로 뭔가를 더 끌어내 본다면, 제목에 스무살이라는 단어를 썼을 때는 정확히 20대에게 어필했지만 청춘이라고 했을 때는 30대 초반까지 커버했다는 것. 마찬가지로, 책 제목에서 마흔을 내세웠을 때는 40대를 준비하는 30대 후반부터 40대 전체가 해당되었다면, ‘중년이란 단어를 썼을 때는 40대부터 50대 초반까지가 책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3. <건축학개론>의 그와 그녀는, 지금 어떤 책을 읽을까?
 
요즘 만나는 사람들마다 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말하기에 묻어가는 기획으로, <건축학개론>의 주인공들인 94~96학번들이 당시에 읽었던 책과,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비교 분석해보려고 했다.
 
그러나안타깝게도 김DB 2000년 이후의 판매 데이터만을 분석할 수 있었다. 그래서 1996년 스무살의 그들이 읽었던 책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1996년 그들이 읽던 책은 1996년 베스트셀러로 대신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94~96학번의 현재 나이인 35세에서 37세 사이 독자들이 많이 읽은 책을 뽑아봤다. 데이터를 이렇게도 뽑아보고 저렇게도 뽑아보고, 데이터를 업었다 메쳤다 굴렸다 해봤다. 그러나 결과는, 다른 연령대에서 많이 읽는 책과 큰 차이가 없더라. 어쩔 수 없이 이 기획도 폐기.
 
하긴, 개인의 추억은 통계로는 잡기 어려운 법이지. 1996년에는 그들은 어떤 책을 읽고 있었는지를 아는 것 보다는, 그때 나는 어떤 책을 읽고 있었나 잠시 생각해보는 것이 더 의미 있을지도 모르겠다.
 
| DB (교보문고 북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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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을 정리하다 교보의 톡톡 편지의 솔깃한  제목에 클릭- 

<건축학 개론의 그와 그녀는 어떤 책을 읽을까?>

무슨 책일까 궁금해하며 주욱---

1996년의 자료는 남아있지 않아 알 수가 없다-네!

에잇, 제목에 낚였다.

 

그, 그녀가 그때 어떤 책을 읽었는지 모르는 일이고.

그때 나는 어떤 책을 읽었더라.

 

소설은 그닥 좋아하지 않았고 주로 에세이 였는데--

뭐였더라.

서점에서 책을 고르다 저쪽에서 책을 고르던 사람과 눈이 마주치는 상상했던 것.

명동의 대한 음악사.

악보를 옆구리에 끼고 명동을 걷던 일.

하루키 소설에 대한 소문을 들은 것도 한참 후의 일이고 그의 소설을 읽은 건 더 한참 후의 일이고

그의 에세이는 금시초문이고.

 

 

20대를 오래 전에 졸업했지만 아직도 청춘이라는 단어에 눈길이 더 가네.

그때와 지금 중 어느때가 더 좋으냐고 묻는다면...

지금이 더 좋다.

 

책은 기억이 안나도 예전에  들었던 음악들은 또렷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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