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우리가 살아가는 법
지나가던 여행객이 그녀에게 말했다.
"당신의 삶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낯선 사람이 건넨 이 한마디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을 멈추지 않게했다.
돌아서서 눈물을 닦아내고 또 닦아내는 그녀의 뒷모습에서 어떤 간절함이 보였다. 마음이 뭉클했다.
바로 그순간 내가 본 것은 단지 울고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어쩌면 스스로 부정하고 있거나 자각하지 못하고 있던 자신의 상태를 들켜버린것 같아 당황스운 사람.
겁이 나서 마주하지 못 했던 자신의 가장 솔직한 내면을 아무런 준비없이 정면으로 맞닥뜨린 한 사람이었다.
그사람은 TV 앞에 앉아 있는 나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했다.
그래, 우리는 누구나 다 행복하고 싶지.
드물지만 어떤 이는 행복하다는 걸 미처 느끼지 못 한채 행복에 젖어 살고 있고
어떤이는 행복이 무엇인지 남보다 일찍 알아버리기도 하고
어떤 이는 행복이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 헤매고
어떤이는 행복에 무관심한채로
또 어떤이는 행복하고 싶다는 것 조차 알지 못한채로 살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삶이 행복하기를 바라지.
67세의 여배우가 말했다.
자신은 지금도 인생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67세의 삶도 처음이었고 66세의 삶도 그러했고...모든 삶이, 시간이 매번 '처음'이었기 때문이란다.
듣고보니 그랬다.
30대에 이랬으니 40대에는 어떠할 것이다. 인생 선배들의 삶이 그랬으니 내 삶도 그러하리라-는 정답이 없다는 것.
어찌되었건 나는 나의 삶을 살 수 밖에 없으니까.
삶이란, 인생이란 살아봐야 '아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처음'이기 때문에...
그래서 살아가는 동안 매번 새로운 것이 삶이겠구나. 매일 똑같은 삶이라고 지루해하거나 변화를 못느끼겠지만...
그래서 삶이란...또 다른 의미로 살아냄이 아닐까
난 아직도 잘 모르죠 인생이 어떤 건지 어딜 향해 가는지
혹 가고 싶은 곳을 알고는 있는 건지
난 그래도 알고 있죠
아픈게 어떤 건지 어떨 때 편안한지
날 안아준 그 품이 얼마나 따뜻한지
애써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
배우지 않아도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
그걸론 모자란 거라면
이제 누가 내게 가르쳐 주나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그런게 인생일지 몰라도
어쩌면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왠지 별 다를 것 같지 않아요
너무 많은걸 생각하지 않기
때로는 슬퍼도 좀 안 그런척 웃어 보기
대단치도 않은 일들이
가끔은 나에게 더 큰 힘을 주죠
난 아직도 아이처럼
세상을 모르는지 몰라도
어쩌면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왠지 별 다를 것 같지 않아요
더 먼 곳을 바라보기
스스롤 조금 더 믿어주기
나도 모르는 동안
이만큼 와 있는 날 기꺼이 칭찬해주기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그런게 인생일지 몰라도
어쩌면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왠지 별 다를 것 같지 않아요
난 아직도 아이처럼
세상을 모르는지 몰라도
어쩌면 언제까지
이렇게만
살아 갈 수 있다면은 좋겠죠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법 by 김동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