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뭐라고 하겠냐는 질문에....

음-음--

 

"나는 태양이라고 생각해요."

 

질문하신 분이 대답했다.

아마도 그분은 태양이 뜨거웠던 여름에 가셨나보다.

질문은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일텐데

나에게는 나무였다.

이태리의 나무들은 너무나도 이국적이었다. 게다가 잘 생겼다.

특히나 소나무- 두툼하고 길다란 몸통은 휘어짐 없이 곧게 위로 쭉 뻗어있고

마치 모자- 구름을 얹어 놓은듯한 모양새의 모자 말이다-를 쓴 듯한 나무는 계속해서 시선을 사로 잡았다.

아, 레스피기는 이 소나무에 반했겠구나.

게다가 그 연한, 아리 물감을 흐리게 뿌옇게 한 것 같은 빛깔의 올리브 나무들.

또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들과 사이프러스 나무.정말이지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아...저게 그림으로 보던 바로 그 사이프러스 나무로구나. 고흐의 그림에서는 타는 듯 이글거렸지만

실제로 본 사이프러스 나무는 조용한, 사색을 즐겨할 것 같은 얌전한 나무였다.

람으로 치면 멋부리지않는 데 괜스리 멋나는, 한번 더 시선을 주게 되는 그런  모범생 같아 보이기도...ㅎ

 

고흐가 반할 만도 하네...

어쩜 저렇게 생겼을까...옆으로 퍼지지 않고 위로만 올 곧게 뻗었을까.

하늘을 향해 기도하는 듯, 하늘에 닿을 듯. 

 

 

 

 

 

 

 

 

 

 

지금은 성장을 멈춰버린...호호 백발 할아버지 나무

 

 

 

 

 

 

셀카를 찍고 있는 데 누군가가 슬쩍 다가온다.

셀카를 찍고 있었다고 말해주었더니 어디 한번 봐-하면서 같이 찍잔다.

귀여운 할아버지.

 

 

 

 

 

 

"내이름은 아모르예요,아모~~~르. 나는 이제 당신의 이태리 남자친구예요."

"아....하하하하"

 

 

 

 

 

 

 

 

'에스테'라는 귀족 가문의 집, 정원과 다양한 분수들로 가득한 곳.

이곳에서만 백장 넘게...아니 그보다 더 많이 사진을 찍었더랬다.

처음이라는 건 그런 거.

이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그게 제일 좋은 줄 아는 것.

 

 

 

 

 

 

 

 

 

 

 

 

'리네의스토리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4.로마는 공사중  (0) 2013.10.25
3.바로 그 순간  (0) 2013.10.22
1.아침을 깨우는 소리  (0) 2013.10.18
  (2) 2013.10.17
엄마와 단팥죽  (6) 2012.12.14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