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삔 꼽고 왔던 두건소녀 예진 아씨는 오늘 앞머리를 일자로 예쁘게 내리고 왔다.



지난 번에 이렇게 멋진 버버리 우산을 쓰고 왔던 민준이는 오늘 다 찢어진 비닐 우산-유치원 다닐 때 직접 그렸다는 그림이 그려진-을 들고 나타났다.





안경을 썼던 지현이는 안경을 벗고 드림렌즈를 끼고 나타나서 "너 안경벗으니까 훨씬 이쁘다"
는 인사를 몇번이나 들었다.




월요일, 목요일에 피아노 학원가는 게 제일 좋다는....아영이!
(참고로 미쓰리네선생님은 월,목요일에 학원에 나가신다.ㅎ)
아영이의 꿈은 음악을 좋아하는  (치과)의사가 되는 것.
아....아영이는 요즘 기침이 많이 줄었다.^^


그리고 늘 흐르는 앞머리로 얼굴을 숨기고 다니던 지은이는 오늘 앞머리를 싹 넘겨서 단정하게 묶고 왔다.
호오~ 다들 놀랬다.

매번 톡톡 쏘는 화법을 구사하는 연우양은 요즘 점점 부드러워지고 있다.

무엇보다  정말 선생님 말 듣기를 개X으로 알던 5학년 삼총사들이 오늘 한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자마자 "배고파요" 대신 "선생님~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했다는 것.
나와 너희들 사이에 형식적인게 아닌 정신적인 교감이 시작되고 있다는...그런 느낌.

너희들 며칠 사이 무슨 일 있었던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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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동네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그 다음 가사가 생각이 안난다.
하여...찾아보니-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속에서 놀던때가 그립습니다


이렇게 네줄밖에 안되는 짧은 가사였다.



언젠가 이런  동네를 꼭 찾아 가보고 싶었는 데
공연 차 가게 된 곳에서 벽화마을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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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습실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
꺾어지고 구부러지고 모퉁이가 있고 전봇대가 있는
동네 골목길



 

01



미운정... 고운정...이라고 했나?
어느새 정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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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가 돌아왔다. 한달동안 학원에 나오지 않았는데
얼마나 이 아이가 보고 싶고 생각 나던지...
괜스리 그냥 마음이 더 가는 아이.


왜 안오냐니까 어려워서 쉬고 싶었단다.- 이건 원장님께 들은 얘기고
궁금해서 안부 문자를 보냈더니  아파서 못오는거 라고 했다.
그러더니 고 조그만 녀석이 오늘 나타났다.
핸드폰을 놓고 갔었는 데 아마 전활 한 모양이다.

학원에 오자마자 내가 반기니까 녀석이 하는 말.

"뭐예요, 전화도 안받았으면서..."
 "전화했었니? 그랬구나. 선생님이 너 얼마나 보고 싶어했는 데 "
"치....."


그러더니 오늘따라 이녀석 유난히 어리광을 부린다.

너도 반가왔던거쟎아. 꼭 아닌척하더라.
아, 우리 연우 사진이 없네. 좀 찍어놓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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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전화 온 친구와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J군의 한마디.

"다행이네요, 선생님한테 친구도 있었군요."
"아니...왜~ 나.. 친구도 없는 것처럼 보였어?"
"네...독거노인인줄 알았어요...ㅋㄷㅋㄷ"
"......(푸웁)"
ㅋㄷㅋㄷ
'"이거 왜이래 남자친구거든..?"
"제자 아니예요?"
"아니라니깐.."
"한때...잠깐 좋아...할뻔했지..."
"차인거 아니구요?"
"어헛. 차이다니..."
ㅋㄷㅋㄷ

"분명히...고백하고 차였을거야.."

옆에서 다 듣고 있는 데 혼잣말 하듯 연기하는 J군의 능청스러움이라니...
그러면서 자기네 반 누가 누굴 좋아하고 누구는 누굴 좋아하고...
묻지도 않은 얘길 풀어내는 J군, 눈이 반짝 반짝 빛난다.

이제 곧 J군에게도 사춘기가 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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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낮 버스안, 혼자 김밥이며 만두 한봉지, 사이다를 쉴새없이 먹어대던 그남자 .
계절은 4월인데 겨울용 긴 외투를 걸친 그의 뒷모습은 그야말로 배고픔 그자체였다.
숱이 많지 않은 머리카락엔 기름이 잔뜩 끼어있었고 산을 오르려는지 산에서 내려온건지
산행할때 쓰이는 산악용 지팡이가 옆에 있었다. 가끔씩 시선을 돌리면서 동향을 살피는 듯한
모습은 왠지 더 측은해보여서 부러 다른 곳을 쳐다보았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오후의 만찬을 끝내고 그가 내린 곳은 이수역.
천원 짜리 김밥 한줄, 만두 1인분 2000원, 500리터 짜리 사이다 한병, 거기에 따뜻한 햇살.
최고급 호텔 라운지에서 칠성호텔 출신 초 일류요리사의 초특급 요리도 나는 부럽지않소-
까만 비닐봉투에 흔적을 말끔히 집어넣고 언제 그런일이 있었냐는 듯 버스에서 내려 사람들속으로 사라졌다.

세상에나!!! 위풍당당한 그 뒷모습이라니...





2.
저녁, 도너츠와 우유.
낯선 편의점안에서 혼자 저녁을 떼운다.
서글픈 음악이 귓가에 흐르고 창밖으로 까만 사장님차가 쌩하니 지나간다.
바로 그 순간 아까 낮에 본 그남자의 뒷모습이 떠오르고 여자는 자기 연민에 울컥해진다.


나도... 당당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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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3

리네의스토리북 2011. 1. 18. 01:02




아이가 말했다.

나, 추워.
-많이 추워?

-손가락도 얼었어?

-그럼 여기서 녹이고해. 추위 많이 타는 구나.
응, 나 추위 많이 타.

사랑스러웠다. 주는 거 없이...그냥 아주 많이..
나도...추위 많이 타는 데.




 





 

한참 후 그녀가 말문을 열었다.

"다시는 그러지 않는다고 약속해요.
 혼자 추운 방에 두고가거나 속상해서 일년을 내내 울게하지 않을거라고.
 시베리아 벌판에 외투하나 없이 하루종일 서있는 것 같은, 그런 차가운 기분 들게하지 않을거라고...
 그러겠다고 약속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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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태어나셨나요?
아니오.
그럼 왜 재주 소년이라는 이름을...?

재주소년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란다.
나역시 매번 그들의 이름이 재주 소년인 이유가 특별히 제주와 얽힌 어떤 사연이 있는 건가 늘 궁금해했었다.
두사람은 모두 제주와 상관없는 곳에서 나고 자랐으나 제주에서 대학교을 다녔고 그런 연유로 재주소년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단다.

다른 도시에서 골프나 경마로  유학을 온다는 얘길 들었던 적이 있었다.
골프와 경마때문에...? 제주가 좋아서 제주대학을 택할 수 도 있었겠다. 뭐.
신혼여행지로 총애를 받던 제주. 한번도 신혼여행은 제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없을 만큼
나에게 제주는 그냥 하나의 섬이었다.
제주에 대한 설레임은 재주소년을 알기 시작한 무렵 부터였을까?
그들의 조깅을 들으며 한달을 내내  달리고 하루종일 명륜동 어느 골목길을 돌아다녔다.

요즘 어떤 음악 들으세요?
주저없이 <재주소년>이라고 대답했다.

아...그친구들 저랑 유재하 가요경연대회 동기들인데...그때 진짜 한참 어린애들이었는 데.
그랬어? 너보다 한참 더 어린애들이었다구?
그랬죠...그때 아마 고등학생인가 그랬던 거 같은데...
그랬구나...벌써 까마득한 옛일이네.


<재주소년>을 아세요?
아니오.
그래요? 재주소년을 모르신단 말이예요? 어느새 나는 재주소년의 전도사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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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주도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 제주에서 자란적도 없다.
부모님이나 친척, 친구 나와 일면식이 있는 사람이 제주 사람이라거나 
제주에서 학교를 다녔던 것도 아니고 암튼 딱히 특별히 제주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딱 한번 제주에 가봤을 뿐이지만 제주를 짝사랑하는 사람이다.

올레-집앞의 길부터 마을까지 이어지는 골목길이란 뜻의 제주방언이란다. 태어나서 처음 걷게 되는 길을 말하기도한다. 제주의 모든 올레 길을 걸으려면 21일이 걸린단다. 올레길에는 바닷길,숲길,섬길이 있는데그 길을 코스별로 나눠서 모두 21개의 코스가 있다. 그중 7코스 서귀포의 아기자기한 해상길을 따라 걷는 코스, 가장 사랑 받는 길 중 하나이고 10 코스는 스위스와 함께 우정의 코스로 지정된 길이란다.
올레의 정신은 느림이다.
차를 타며 다니면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제주의 참모습을 만날 수 있는 게 올레길을 걷는 참맛이라고 한다. 여행작가 강석균은 50번이나 제주를 찾았지만 섬 안을 매번 걸어서만 다녔다고 한다. 
제주는 신들의 고향, 길마다 곳마다 신화가 많단다. 제주의 올레길을 좀더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들.

올해 11월에는 걷기 축제가 있단다. 제주 올레 국제 걷기 대회 이런 대회 이름에 꼭 국제라는 걸 붙이는 거 개인적으로 좀 싫어한다. 왠지 걷기의 의미보다 좀 보여주려는 거 같은 '큰대회'같아서 그렇다. 그냥 누구든 참가하면 되는 거지..걷기에 대회는 또 왠말인가!!!

이렇게 짝사랑하던 제주와 처음 만나던 날에 대한 얘기는 차츰 이어 쓰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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