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를 배우는 조카의 오렌지 엠프.

빛깔만 오렌지가 아니라 이름도 오렌지다.^^

두녀석 -한녀석은 고3 한녀석은 초6-이 모두들 기타를 잘 친다.

둘이 요즘 뜨는 버스커의 벚꽃 엔딩, 여수 밤바다를 친다.

오빠가 막 코드 알려주면서---거기는 Bm 잡고 F#m로 그렇지!

 

"고모도 코드 알려줘!!!

"고모도 기타 칠 줄 알아요?"

"나도 너희만할 때 독학했어."

"나도 독학했는데."

"나도!!"

"진짜? 너희 둘다?"

"에이~기타 독학 안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음...그래도 배울 때 제대로 배워야....@30ㄴ8ㅇ;ㅓㅜ.,이1=5#$^5-" ^^;

 

여수 밤빠~~아다~~♬

 

"근데 너 진짜 잘 친다. 언제부터 배웠어?"

"글쎄요...음...중학교 2학년?"

기타를 전공할까 고민했던 고3조카는 취미로 기타를 하기로 마음을 정했다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눈치였다.

 

"혹시 그때 우리 다같이 강원도 놀러갔을 때 그때 고모가 기타치고 막 너네랑 같이 노래하고 그랬쟎아.

그때부터 기타에 관심이 생겼던 거 아니니?"

"그러니까... 고모가 너희한테 영향을 준거 아니냐고?"

"ㅋㅋ뭐...그런 것도 없지는 않고. 쫌 있다고 할 수 있죠..ㅋ."

"그치? 그치?"ㅋ

 

그게 벌써 5년 전이다.

기타를 쫌 친다-C,D,E,F,G,A 여기에 seven 코드 몇개, minor코드 몇개 좀 보태면 왠만한 싱얼롱은 가능해서

우러러 보일 수 있는 정도의- 는 고모는 조카들을 앞에 앉혀놓고 아는 노래는 죄다 불렀더랬다.

 

"우와, 고모 기타 잘 친다~~우와"

 

그랬던 녀석들이 이제는 고모보다 훨씬 잘 친다. 손가락도 길어서 어려운 하이코드도 막 잡고 그런다.

클래식 기타로 사티의 <짐노페디> 도 친다.

"아아니....그것도 혼자 했어?"

"네~책 보고"(별거 아니라는 듯 시크한 표정)

그래, 청출어람...그래그래, 훌륭해!! ^ _^

 

고3 조카가 다니는 학교의 문과반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기타 수업이 있어서 기타를 배우는 데 조카는 이과반이어서 기타 수업을 들을 수가 없다고 했다.

 

"우리 가족밴드 만들어서 상금 대따 큰 경연대회에 나가자! 상금 타서 가족 여행가는 거야. 어때?" 

"저 서울대가면요."

"서울대....? 음 서울에 있는 대학 말하는 거지?"

"그렇죠."

"그래!!!"

 

 

 

 

 

 

 

며칠 전에 갔던 중학교 음악교실의 모습.

방음벽과 음향판 조명까지 꽤나 신경쓴 흔적이 보였다.

노래수업과 음악 감상. 모든 음악 수업이 이곳에서 이루어진단다.

그런데 1학년은 음악 수업이 없고 2학년부터 있단다.

우리 학교다닐 때랑 많이 달라졌다.

대학에 가서야 저런 음악실에서 합창 수업을 했더랬지.

교내 합창대회를 준비하던게 전부였던 중학교 음악수업의 기억.

5월이면 학교에서  합창소리가 들려오고 악기래봐야

피아노 치고 노래하는 게 거의 전부였는데

요즘엔 기타가 대세구나.

 

 

 

 

 

 

 

 

'리네의스토리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체 누가 그랬을까?  (0) 2012.10.09
장화傳  (2) 2012.07.12
안녕? 강아지야  (2) 2012.04.25
강아지 발견  (0) 2012.04.25
시선  (4) 2012.03.29

설정

트랙백

댓글

 

 

지난 겨울 부터였는지 아니면 그보다 훨씬 전 가을부터였는지....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그곳에 강아지가 있었다.

조금은 심심하고 무료한 얼굴로 물끄러미 이쪽을 바라보던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멀뚱멀뚱

손을 흔들어도

안녕? 인사를 해도

그냥 멀뚱거리기만 한다.

그러다 강아지가 고개를 돌리면 다시

멍멍아~여기야 여기! 하고 부른다.

다시 쳐다보고 또 멀뚱멀뚱 

그래 우리는 아직 서로 말하는 법을 모르는구나.

 

하루 반나절 듣고 있겠구나. 너에게 아이들의 피아노 소리는 어떻게 들려?

나는 널 만나서 반가운데 넌 어떻니?

 

 

 

 

 

P.23-25 : ‘세심히 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지 않는 것과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 후로 “오에하

   고 같이 길을 가다 보면 자꾸 멈춰 서서 물끄러미 무엇인가를 쳐다보거나 어떤 소리에 신경을 쓰거나 해.

   별난 녀석이야”라고 모두가 말할 정도로 사물을 관찰하는 데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에 겐자부로, 작가 자신을 말하다>에서

 

 

 

 

 

'리네의스토리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화傳  (2) 2012.07.12
기타등등  (4) 2012.05.08
강아지 발견  (0) 2012.04.25
시선  (4) 2012.03.29
제주를 사랑합니다  (0) 2012.03.08

설정

트랙백

댓글

 

 

  

 

우리는 아주 잠시 동안 서로를 쳐다 보았다.

아니다. 저쪽에서 먼저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봄 볕이 좋아 창가 쪽으로 걸어갔고 막 창문 밖을 내다 보았을 때였다.

 

"아...안녕?"

....

 

아무말없이 서로 바라보았다.

 

"뭐라고 말좀 해봐~~멍멍"

....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

"이름이 뭐니?"

....

.....

"다음에 또 만나"

.......

 

 

 

 

 

 

 

 

 

 

 

 

 

 

 

 

 

 

 

 

 

 

 

 

 

 

 

 

 

 

 

 

 

 

 

 

 

 

 

 

'리네의스토리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타등등  (4) 2012.05.08
안녕? 강아지야  (2) 2012.04.25
시선  (4) 2012.03.29
제주를 사랑합니다  (0) 2012.03.08
책장과 책 이야기  (0) 2011.11.19

설정

트랙백

댓글

시선

리네의스토리북 2012. 3. 29. 00:27

 

 

시선1

전철역 입구에서 좌판을 벌이고 각종 나물을 파는 할머니.

앞니는 다 빠졌어도 웃는 모습은 해맑고 이쁘다.

식사는 제대로 하시나. 이가 없어 음식이나 제대로 씹을 수 있을까....?

 

시선2

지하철 통로 한 구석에 귀걸이 팔찌 목걸이 좌판을 벌인 남미 아줌마.

한국 오면 장사 잘 된다고 오셨을까. 무슨 사연으로 이 멀리까지 왔을까.

장사는 잘 될까?

 

 시선3

화려하고 멋진 사람들은 이미 많은 시선을 받고 있으니

소박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과 눈을 맞추겠습니다.

제 시선을  받아주세요.

 

 

 

 

 

 

'리네의스토리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녕? 강아지야  (2) 2012.04.25
강아지 발견  (0) 2012.04.25
제주를 사랑합니다  (0) 2012.03.08
책장과 책 이야기  (0) 2011.11.19
동네풍경- 감나무가 있는 집  (2) 2011.11.09

설정

트랙백

댓글





사진은 매튜 호이(Matthew Hoey)라는 미국인이 찍은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입니다.
국제사진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답니다.

 “'제주에 가면 무엇이 있나?'만을 찍은 게 아니라
'제주에선 무엇을 경험할 수 있나?'에 답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저렇게 아름다운 곳을...
자연도 그 나라의 일부이며 재산이고 자산인데
그 가치를 알지 못 하고 함부로 하다니...
무엇이 우선일까?
국책보다는 한사람의 국민을 더 생각한다면 좋을텐데..

평화란 무엇인가요?
아이들이 대답했습니다.

평화는 걱정없이 사는 것입니다.
평화는 전쟁이 없는 것입니다.
평화는 자유로운 것입니다.
평화는 맘껏 외식하는 것입니다.
평화는 진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평화는... 진짜로 사랑하는 것.
.
.
.
.
.
.
.
.
.
.
.
.
.
.
.
.
.
.
.
.
.
"나는 제주를 사랑합니다."










'리네의스토리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아지 발견  (0) 2012.04.25
시선  (4) 2012.03.29
책장과 책 이야기  (0) 2011.11.19
동네풍경- 감나무가 있는 집  (2) 2011.11.09
동네풍경- 그때까지 건강하세요  (2) 2011.10.05

설정

트랙백

댓글




1.
책과 책장에 대하여

방에 쌓아 두었던 책들이 제자리를 찾았다.
속이 다 시원하다. 진작 해줄걸. 
물건이든 사람이든 있을 곳에 있어야 한다.




2. 휴식같은 책

매번 가방 안에 넣고 다녀서 겉표지가 닳아버린 책.
헤진 부분을 스카치 테잎으로 도배하고 있는 데 한 녀석이 물어본다.

이책 재밌어요?
응.
많이 봤어요?
백 서른 다섯 번 정도(사실은 결코 아니다.)
그래요?진짜요? 등장인물은 몇명이예요?
등장 인물? ㅋㅋ 그런 거 없어. 이건 그냥 어떤 사람이 여기저기 다니면서 골목길에 대해서 쓴거야.
정말요? 어디 볼께요.
등장인물...있네요. 할머니, 아저씨, 아이들...많네요. 뭐. 에이. 순 사진만 많쟎아요.
ㅋㅋ그렇다니까.
 그럼 책 내용을 물어볼께요.

그러면서 여기저기 책을 살핀다.

떙땡떙 할머니는 묵호에서 40여년을 살았다. 여기서 땡땡땡 할머니의 이름은 뭐예요?
......거긴 뒷부분이라서 잘 기억이 안나. (궁색한 변명) 
에이 백 서른 다섯 번이나 봤으면서 기억이 왜 안나요~
훗..
그럼 앞으로. 쓸쓸하던 마을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몇년이예요?
음....

이 녀석 집요하군. (내가 졌다.넌 커서 뭐가 되도 되겠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책이라는 표현을 백 서른 세번 읽었다는 걸로 했지만.
사실 책을 절반 밖에 못 읽었다. 작가를 따라 천천히 길을 걷는 기분으로 가끔 씩 꺼내서 읽는 책이다.
읽고 있으면 마음이 그냥 편해지는 그런 책.

책읽기를 무척 좋아하는 2학년 짜리 그 아이는 맨날 피아노만 가르치는 내가 책을 보는 게 여간 믿기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럴 수가...

몰라도 살아가는 데 지장없지만 정답을 공개하자면-
1번은 방연희 할머니
2번 2007년.
 


'리네의스토리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선  (4) 2012.03.29
제주를 사랑합니다  (0) 2012.03.08
동네풍경- 감나무가 있는 집  (2) 2011.11.09
동네풍경- 그때까지 건강하세요  (2) 2011.10.05
동네풍경-시간이 쌓여 풍경이 되다  (2) 2011.10.04

설정

트랙백

댓글





 


 

회색 대문이 회색 담장과 잘 어울려 예쁜집
(몇년 뒤에 대문은 무슨 색으로 변해 있을까?)




감나무가 탐스러운 집







감나무 있는  누구네 집.
배나무 있는 누구네 집.
탱자 나무가 있는 누구네 집.
누렁이가 있는 누구네 집.
주소 없이  그 집의 특색으로만 그 집을 얘기 할 수 있었던 때가 있었다.
아주 아주 오래 전엔 말이다.
아직도 시골 어느 동네에 가면 어렵지 않겠지. 
일주일에 두어 번 찾아가는 화곡동 동네 골목길.
대부분 연립주택이 차지 하고 있는 동네에서 대문이 있고 나무가 있는 집을 볼 수 있다는 건
무척 반가운 일이다. (다른 쪽 골목에도 물론 있다. 서너 채 정도.)
강북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인데 뭐가 그리 반가운 일이냐고 묻는다면...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는 이제는 이런 풍경이 점점 사라져가는 흔하지 않은 풍경이 되어버렸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집에 대한 나의 고정 관념 떄문이다.
어린 시절의 추억같은.
 
 
나무엔 보기에도 탐스러운 항아리감이 주렁주렁 달렸다.
집주인은 저 감을 언제쯤 딸까? 감이  뚝 떨어지지면 주워서 하나 먹을까?
옥상에 놓인 사다리를 보니 곧 감을 따실것 같다.^^

이렇게 대문이 있는 집,  나무가 있는 집을 보면 반갑다.
다들 변해가는 데 고집스럽게 집을 지킨 것 같아서다.
앞집, 옆집 전부 연립주택과 다세대 주택으로 개조해서 목돈 좀 만졌다는 얘기에 귀가 솔깃하지는 않았을까.  
그 땅에 연립을 지었으면 지금보다는 수입이 훨 많아졌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데 그냥 가만히 있어주셔서 동네를 아름답게 해주시니 왠지 동네의 이정표가 되어 지켜주는 것만 같다.
요렇게 생긴 집과 마당은 서울에서도 화곡동에 하나뿐이니까.

집주인은 어떤 분일까? 궁금하다.


설정

트랙백

댓글

















할아버지때부터 그랬어. 꼭 점심은 국수를 해 먹었거든. 그게 그렇게 맛있었어.
대신 저녁은 꼭 밥으로 먹었고.
그래도 이상하게 콩국수는 잘 안해먹었던 것 같아.

우리 아버지도 면을 좋아하시는데...
원래 이씨집안 식구들, 다 면을 좋아해.

후루룩, 후루룩 뜨거운 국수 넘어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오래된 국수집이 옛 기억들을 국수가락 처럼 풀어낸다.


인터넷 맛집검색을 통해 찾아간 식당은 칼국수며 만두국을 파는 조그맣고 허름한 가정집이었다. 
주인 할머니는 그곳에서 15년째 음식장사를 하셨단다. 일흔을 넘기신 나인데도 얼굴이 무척이나 고우셨다.

우연한 방문이었지만 꼭 다시 한 번 들르겠노라고-인사를 했다. 그때까지 건강하시라는 말과 함께.

 



-강원도 횡성군-





'리네의스토리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장과 책 이야기  (0) 2011.11.19
동네풍경- 감나무가 있는 집  (2) 2011.11.09
동네풍경-시간이 쌓여 풍경이 되다  (2) 2011.10.04
동네풍경-혜화동을 걸었다  (19) 2011.07.30
무슨 일 있었던 거니?  (5) 2011.07.12

설정

트랙백

댓글













가만히 눈길을 멈추게 했던 
신발 두켤레, 낡고 오래된 문지방이 말을 걸어왔다.




"저,,저기요.."















설정

트랙백

댓글






























































대학로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바로 저 샘터 건물이다.
덩쿨이 빨간 벽돌 건물을 뒤덮고 있는 샘터.
마로니에 공원도 그대로.
스타일이 좀 바뀌긴했지만.
그 한켠에서 노래하며 사람들을 웃겨주던 무명가수 아저씨도 여전히 공연중이다.
로봇 박물관이란은 입구는 안 보이고 간판만 보여서 찾다가  그냥 간판만 봤다.
별다방 미쓰리 추억의 라면냄비 팥빙수도 눈에 띄고.
연극인들을 위해 서울 문화재단에서 건립한 연습실도 찾았다. 이런게 있었네!
예쁜 옷이 있나 옷구경도 하고...
길거리 노점상 이모저모도 구경도 하고
뭐니뭐니 해도 제일 재밌는 건 역시 사람구경이다.
뜨거운 여름 아이스 망고와 함께- 


혜화동을 걸었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