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12월31일

리네의하루 2013. 12. 31. 00:46

 

 

 

 

 

 

해돋이 보러 갈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 난 늦잠 자느라 안 본다. 오래 전에 정동진에서 딱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나는 석양이 더 좋더라.

그게 시간도 오래 걸리고 참 다양하거든.

해돋는 데는 10분이면 되지만 해지는 데는 1시간이나 걸리거든....

 

 

 

어떤 날은 오렌지 빛으로 어떤 날은 자몽 속살같았다가

어떤 날은 분홍, 진분홍 물감에 노랑과 파랑을 섞어 놓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빛깔로 하늘을 물들이던... 

석양은 그랬다. 매일이 달랐다.

그래, 나는 지는 해를  좋아했지.

해가 막 사라지는 그 시간을 좋아했었지...

화려하게 하늘을 물들이다가 점점 꼬리를 감추고 사라지는 해를 보고 있으면

하늘이 온 몸으로 안아주는 것 같은 기분.

왠지 푸근하고 그리고 겸손한 마음이 되었다.

아침의 해는 들뜨게 만들지만 저녁의 해는 편안함이 있었다.

그 속에서 하루를 돌아보고, 쉼을 얻고, 다시 내일을 향해 달리고 싶은, 

그런 위로와 격려를 주곤했다.

 

수고했어-라고..

 

 

우리 왠지 참 잘 맞네요.

 

 

2013년이 지는 해처럼 그렇게 서서히 가고 있다.

늘 같은 하루지만 또 다른, 새해라는 이름으로 시작할 새로운 하루를 앞 두고....

마지막날의 해넘이를 꼭 보고 싶다.

그래, 정동진에서 해돋이를 보는 대신 나는 해넘이를 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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