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1.
수원교도소 방문-
똑같은 땅이지만 분명히 그 안과 밖의 세계가 전혀 다른, 낯선 곳.
내 의지보다는 타에 의해서 시작하게 된 교도소 찬양.
평소 40명 정도가 모인다는 데 오늘은 70명 정도가 모여있었다.
눈을 맞추기 어려웠지만 얼핏 본 사람들의 얼굴 중에는
너무 선하게 생겨서 이런 데 계실 분이 아닌 듯한 얼굴들이 여럿 보였다.
그런 분들의 대부분은 경제사범이란다.
사업을 하다가 부도가 난 경우. 빚을 갚지 못해서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교도소 사역을 하시는 목사님의 말씀 중에...
하나님 아버지는 회복하시고 지키시며 찾으십니다..
우리 하나님 아버지는 부드러우십니다.
이 대목에서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리가 부드럽지 못하면 우리것만 찾으려 한다면
다른 사람의 잃어버린 것을 찾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부드러워야합니다.
부드러움...아빠...아버지. 아바 아버지....하나님 아빠.
계속 눈에 머물었던 한 분. 들은 바로는 말씀 중간에 그분도 눈물을 흘리셨다한다.
2.
돌아오면서 교회 사역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본다.
교회의 사역이 교회를 확장하고 개척하고 선교비를 지원하는 것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이런 소외계층으로 좀더 넓혀지고 수용해야한다는 생각.
특별히 10대 소년범들이 가는 소년원의 경우는 요즘 들어 수감인원이 더 증가하고 있는데 성인보다 더 교도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아이들이 점점 더 사나워지고 거칠어지고 있단다. 무엇보다 그들 대부분은 꿈이 없다는 것.
그 아이들을 보듬어주고 안아주고 얘기 들어주고 꿈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단다.
특별히 그 중에도 가장 영향력이는 아이들은 유독 집에서도 관심밖에 있고 고아원 출신의 말하자면 일진 아이들인데 더욱 관심이 필요한데 이런 일을 맡아서 할 사람이 없단다. 그저 엄마처럼 안아 줄 사람.
사람을 낳는 사람.
사람을 낫게 하는 사람.
사람을 낚는 사람...
사람과 사람을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회복된다면...
마종기 님의 시가 생각나는 밤이다.
<우화의 강>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 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산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말 전하지 않아도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