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1.
책과 책장에 대하여
방에 쌓아 두었던 책들이 제자리를 찾았다.
속이 다 시원하다. 진작 해줄걸.
물건이든 사람이든 있을 곳에 있어야 한다.
2. 휴식같은 책
매번 가방 안에 넣고 다녀서 겉표지가 닳아버린 책.
헤진 부분을 스카치 테잎으로 도배하고 있는 데 한 녀석이 물어본다.
이책 재밌어요?
응.
많이 봤어요?
백 서른 다섯 번 정도(사실은 결코 아니다.)
그래요?진짜요? 등장인물은 몇명이예요?
등장 인물? ㅋㅋ 그런 거 없어. 이건 그냥 어떤 사람이 여기저기 다니면서 골목길에 대해서 쓴거야.
정말요? 어디 볼께요.
등장인물...있네요. 할머니, 아저씨, 아이들...많네요. 뭐. 에이. 순 사진만 많쟎아요.
ㅋㅋ그렇다니까.
그럼 책 내용을 물어볼께요.
그러면서 여기저기 책을 살핀다.
떙땡떙 할머니는 묵호에서 40여년을 살았다. 여기서 땡땡땡 할머니의 이름은 뭐예요?
......거긴 뒷부분이라서 잘 기억이 안나. (궁색한 변명)
에이 백 서른 다섯 번이나 봤으면서 기억이 왜 안나요~
훗..
그럼 앞으로. 쓸쓸하던 마을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몇년이예요?
음....
이 녀석 집요하군. (내가 졌다.넌 커서 뭐가 되도 되겠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책이라는 표현을 백 서른 세번 읽었다는 걸로 했지만.
사실 책을 절반 밖에 못 읽었다. 작가를 따라 천천히 길을 걷는 기분으로 가끔 씩 꺼내서 읽는 책이다.
읽고 있으면 마음이 그냥 편해지는 그런 책.
책읽기를 무척 좋아하는 2학년 짜리 그 아이는 맨날 피아노만 가르치는 내가 책을 보는 게 여간 믿기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럴 수가...
몰라도 살아가는 데 지장없지만 정답을 공개하자면-
1번은 방연희 할머니
2번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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