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부터였는지 아니면 그보다 훨씬 전 가을부터였는지....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그곳에 강아지가 있었다.

조금은 심심하고 무료한 얼굴로 물끄러미 이쪽을 바라보던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멀뚱멀뚱

손을 흔들어도

안녕? 인사를 해도

그냥 멀뚱거리기만 한다.

그러다 강아지가 고개를 돌리면 다시

멍멍아~여기야 여기! 하고 부른다.

다시 쳐다보고 또 멀뚱멀뚱 

그래 우리는 아직 서로 말하는 법을 모르는구나.

 

하루 반나절 듣고 있겠구나. 너에게 아이들의 피아노 소리는 어떻게 들려?

나는 널 만나서 반가운데 넌 어떻니?

 

 

 

 

 

P.23-25 : ‘세심히 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지 않는 것과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 후로 “오에하

   고 같이 길을 가다 보면 자꾸 멈춰 서서 물끄러미 무엇인가를 쳐다보거나 어떤 소리에 신경을 쓰거나 해.

   별난 녀석이야”라고 모두가 말할 정도로 사물을 관찰하는 데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에 겐자부로, 작가 자신을 말하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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