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겨울 스타킹 몇개가 아랫목에 놓여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가 하겠노라고 하고선 며칠...

어느 새 깨끗하게 세탁해서 아랫목에 널어 놓으셨다.

일이 있으면 먼저 해놓아야 마음이 편한 엄마는

당신보다 늘 한박자 느린 딸을 기다리는 마음이 편치않다.

딸은 매번 이렇게 엄마가 해주는 게  미안해서 되려

볼멘 소리다.

 

"....매번 엄마가 먼저 하니까... 내가 못 하는 거야..."

 

 

 

시집간 딸이 집에 올때면

딸이 좋아하는 거라며

갈치를 구우시고

딸이 좋아한다며

꽃게 찌게 끓이시고

사위가 좋아한다며

갈비를 재신다

 

 

어느 날,

드라마에서 엄청나게 큰 대접에 잘 익은 밤이 송송 들어간 단팥죽을 보며

 

"와아- 저거 봐라. 맛있겠다."

"우리도 저거 먹으러 갈까."

 

무작정 한 곳을 찍어 갔더랬다.

큰 그릇에 한가득 담겨 나오겠지-  하나만 시켜보자!

팥죽을 좋아하는 엄마와 팥죽 한 그릇.

 

 

 

 

 

 

 

 

  

조오그만 찻잔에 담겨진 팥죽 한그릇....

어머나

.

.

.

.

.

.

.

.

.

.

.

.

.

.

.

.

.

 이게 아닌데...이게 아닌데...!!!

 

다음엔 진짜 푸짐하고 맛있는 팥죽 찾아 바칠게요!

 

 

 

 

 

 

 

 

 

 

 

 

'리네의스토리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아침을 깨우는 소리  (0) 2013.10.18
  (2) 2013.10.17
Passion  (0) 2012.11.24
아주 오래된 나무 이야기  (8) 2012.11.20
감나무에겐 비밀이 있어요  (2) 2012.11.06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