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두꺼운 겨울 스타킹 몇개가 아랫목에 놓여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가 하겠노라고 하고선 며칠...
어느 새 깨끗하게 세탁해서 아랫목에 널어 놓으셨다.
일이 있으면 먼저 해놓아야 마음이 편한 엄마는
당신보다 늘 한박자 느린 딸을 기다리는 마음이 편치않다.
딸은 매번 이렇게 엄마가 해주는 게 미안해서 되려
볼멘 소리다.
"....매번 엄마가 먼저 하니까... 내가 못 하는 거야..."
시집간 딸이 집에 올때면
딸이 좋아하는 거라며
갈치를 구우시고
딸이 좋아한다며
꽃게 찌게 끓이시고
사위가 좋아한다며
갈비를 재신다
어느 날,
드라마에서 엄청나게 큰 대접에 잘 익은 밤이 송송 들어간 단팥죽을 보며
"와아- 저거 봐라. 맛있겠다."
"우리도 저거 먹으러 갈까."
무작정 한 곳을 찍어 갔더랬다.
큰 그릇에 한가득 담겨 나오겠지- 하나만 시켜보자!
팥죽을 좋아하는 엄마와 팥죽 한 그릇.
조오그만 찻잔에 담겨진 팥죽 한그릇....
어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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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아닌데...이게 아닌데...!!!
다음엔 진짜 푸짐하고 맛있는 팥죽 찾아 바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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